비트코인 개발자 ‘나카모토 사토시’ 정체 7년여만에 밝혀져

비트코인 개발자 ‘나카모토 사토시’ 정체 7년여만에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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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가려졌던 가상화폐 ‘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2일(현지시각) 영국방송 BBC는 호주의 사업가 겸 컴퓨터 공학자인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47)씨가 “내가 비트코인 개발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고 보도했다.
라이트는 BBC와의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이 비트코인 개발자임을 증명하기 위해 비트코인 창설 초기 개발된 암호키를 이용해 디지털 메시지에 서명하는 것을 보여줬다. 또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 휴면 중인 자신의 온라인 계정에 로그인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비트코인 창시자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이름의 계정이었다. 2009년에 비트코인이 출시된 이래, 개발자가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가명으로만 알려졌기 때문에 그의 정체를 놓고 다양한 추측이 제기돼 왔다.
라이트는 “비트코인 개발자로 알려지면서 많은 거짓 이야기가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며 “이제는 진실을 밝혔으니 세상이 나를 내버려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개발자로 밝혀진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 / 크레이크 스티븐 라이트 블로그 비트코인 개발자로 밝혀진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 / 크레이크 스티븐 라이트 블로그
호주 브리즈번 출신인 라이트는 퀸즐랜드 대학에서 컴퓨터과학과 핵물리학, 유기화학을 전공했다. 그는 졸업 후 시드니의 IT 솔루션 회사와 호주증권거래소(ASE) 등에서 컴퓨터 보안시스템 업무를 맡아 일했다. 그는 통계와 법학, IT,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찰스 스터트 대학에서는 5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며 연구를 했다. 그는 이후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컴퓨터과학 박사과정도 수료했다. 라이트는 IT 보안 분야 전문업체의 고위직을 두루 거쳤다.
비트코인 사업 진출을 준비 중인 박승현 팸노트 대표는 “라이트가 지금은 비트코인이 잘 정착돼 생태계가 구축됐기 때문에 자신을 드러낸 것 같다”며 “7년 전에는 기존 화폐시스템에 반대되는 가상화폐를 만든 직후였기 때문에 자신의 신분을 드러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 비트코인이 너무 베일에 가려져 있어 시장에서의 신뢰가 떨어졌는데 개발자가 밝혀진 것은 비트코인 활성화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은 2009년 1월에 개발된 가상화폐다. 비트코인은 어느 국가나 관리기관의 규제도 받지 않아 누구나 발행할 수 있고 차명 거래도 가능하다. 일종의 계좌라고 할 수 있는 비트코인 ‘지갑’ 개설엔 개인 정보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비트코인 거래 추적과 환불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은 미래 화폐 모델로 각광 받기도 했지만 불법적 거래와 범죄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낳았다.